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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입구부터 무겁고 커다란 철문들이 눈앞을 가로막습니다. 철거된 건물에서 가져온 6개 문짝은 모두 방화문입니다. 활활 타오르는 불도, 연기도 새어 나오지 못하도록 막았던 문이 서로 손루이스 부르주아의 신비로운 감옥[김민의 영감 한 스푼]
전시장 입구부터 무겁고 커다란 철문들이 눈앞을 가로막습니다. 철거된 건물에서 가져온 6개 문짝은 모두 방화문입니다. 활활 타오르는 불도, 연기도 새어 나오지 못하도록 막았던 문이 서로 손을 맞잡은 듯 육각형으로 둘러싸고 있습니다. 나란히 세워진 문들을 따라 반대편으로 걸어가면 한 사람이 서 있을 만한 정도의 틈이 보입니다. 안이 잘 보이지 않던 철문 속에는 뭐가 있을까, 호기심을 잔뜩 안고 틈 앞에 서면 보이는 광경은….고독을 마주하는 감옥 제가 지금 묘사하는 작품은 일본 도쿄 모리미술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루이스 부르주아(1911∼2010)의 ‘2번 죄인’(Culprit Number Two·1998년)입니다. ‘Culprit’이라는 제목을 단순하게 ‘죄인’이라고 번역했지만 좀 더 정확하게는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 책임자라는 뉘앙스에 더 가깝게 느껴졌는데요. 그 이유는 철문 속 펼쳐진 광경에 있습니다. 문틈 사이에 서면 조그마한 나무 의자와 얼굴이 겨우 보일 정도 크기의 동그란 거울이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