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이은택]현직 대통령 잡은 경찰, 진짜 ‘국수본’이 되려면
지난해는 대한민국 경찰에게 악몽이었다. 경찰서에 보관 중이던 압수물 현금을 경찰관이 횡령하고, 지방선 순찰차 뒷좌석에 타고 있던 여성이 36시간 갇혀 있다 숨졌다. 업무 과중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던 중 경찰 자살도 잇달았다. 밖에서는 “무능하고 부패했다”는 비판이, 안에서는 “더는 못 해먹겠다”는 자조가 만연했다. 설상가상 12·3 불법 비상계엄 사건이 터졌고 경찰 넘버 원투가 동시에 구속됐다. 경찰의 위기였다. 변곡점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이었다. 관저에서 버티던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을 2025년 1월 15일 경찰이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신병 확보였다. 경찰은 미리 대통령경호처를 심리적으로 압박하며 안에서부터 붕괴시켰고, 체포 당일 경호처 누구도 경찰을 막아서지 못했다. 국민 여론, 시민사회가 경찰을 응원했다. 심지어 경찰과 대척점에 서 있는 노동계도 그랬다. 2023년 고공 농성 중 경찰에 강제 진압된 김준영 전 한국노동조합총연